[北 3대 세습 공식 선언] 경제엔 개방적-체제문제엔 폐쇄적 ‘양면성’

입력 2010-09-28 18:28

44년 만에 열린 북한의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 김정은 못지않게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그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이다. 장성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하나뿐인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이자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통하는 인물로 벌써부터 그의 ‘섭정’ 가능성을 예측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26일 인터넷판에서 “군 조직에서 별다른 역할을 한 적 없는 김정은은 아버지(김 위원장)만한 카리스마를 갖지 못해 당분간 장성택이 김정은 대신 섭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전망이 사실이 된다면 장성택이 향후 북한의 방향을 상당 부분 좌지우지하게 된다. 그의 성향에 따라 남북관계 및 북한의 대외 관계가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그가 유연성과 현 체제 수호에 대한 집착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성택은 2002년 ‘신의주 행정특구’ 지정을 주도했고 2006년 3월 중국의 경제특구 정책 등을 점검하는 등 개혁·개방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0년대 초 ‘반 김정일 세력’에 대한 대대적 숙청 작업을 주도하는 등 원칙주의자로서 강경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명확하게 성향을 얘기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면서도 향후 남북관계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장성택은 북한의 최고위층 중 유일하게 남한을 방문(2002년 경제시찰단 일원으로 서울 방문)한 사람”이라며 “남북관계를 풀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