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남쿠릴열도 방문說에 日 “러시아와도 충돌할라” 초긴장

입력 2010-09-28 18:45

러·일 양국이 영유권을 다투는 섬에 러시아 대통령이 방문할지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져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일본 지지통신은 28일 러시아 극동 사할린 주의 뉴스사이트인 ‘사할린 정보’를 인용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9일 남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중 구나시리섬과 에토로후섬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부리나케 진상 확인에 착수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외교전에서 중국에 참패한 상황에 러시아의 협공까지 시작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직까지 양국 모두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는 등 보도의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러시아 대통령으로는 처음 남쿠릴열도를 방문하는 것으로, 반환불가 입장에 쐐기를 박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쿠릴열도 4개 섬은 1905년 러·일전쟁의 승리로 일본이 차지했다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뒤 러시아로 넘어갔다. 1956년 일·소 공동선언 당시 옛 소련이 “평화조약 체결 후 구나시리섬과 에토로후섬을 제외한 나머지 2개 섬은 돌려줄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일본은 “4개 섬을 모두 돌려받아야 한다”며 완강한 입장을 견지한 바 있다.

일본은 이후 시베리아 천연가스 개발 사업 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대가로 이곳 섬들을 평화적으로 반환받으려고 외교적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러시아 측은 영유권 고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6월 말과 7월 초에 걸쳐 이곳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해 일본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