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3代세습 선언… 軍 ‘김정은 친위대’ 떴다

입력 2010-09-28 22:32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가 부여됐다고 북한이 28일 발표했다. 북한의 대외 발표에 정은의 이름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북한이 이날 44년 만에 개최한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맞아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권력 세습을 공식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3대 권력세습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 칭호를 올려줄 명령 제0051호를 하달하셨다”며 “명령에는 김경희(당 경공업 부장), 김정은, 최용해(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등 6명에게 대장의 군사 칭호를 올려준다고 지적돼 있다”고 밝혔다.

현영철 인민군 중장, 최부일 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대장으로 승진했다. 6명 가운데 현영철과 최부일을 뺀 4명은 민간인으로 김정일 시대 들어 민간인이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은 적은 없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소문으로만 떠돌던 김정은 후계 구도를 대외적으로 공식 확인해 준 것”이라며 “정은은 대장 칭호 이전에도 실질적으로 정치적 결정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발표한 군 장성 승진자는 모두 39명으로 중장(우리 군의 소장) 칭호를 받은 6명 중에는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이 포함됐다.

국방위원회는 별도의 결정에서 인민군 총참모장인 이영호 대장을 차수로 승진 발령했다.

이날 단행된 대규모 군 승진 인사는 선군정치를 강조하면서, 3대 세습에 따른 군 내부의 불만을 추스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은의 군 장악력을 강화시키고, 20대에 불과한 정은의 나이를 고려해 친족 및 측근으로 구성된 ‘김정은 친위대’를 전진 배치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특히 정은이 군의 공식 직책을 얻은 만큼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비서국 비서 등 고위직에 오르면서 당과 군의 요직을 동시에 장악할지 주목된다. 이 경우 권력 실세인 장성택·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대외적으로 제2인자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사실상 ‘김정일-김정은 공동정권’이 탄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조봉현 기업은행 연구소 북한담당연구원은 “북한에서 대장 칭호는 최고라는 의미로 통용된다”며 “앞으로 정책결정이나 주민선동 등에 김정은이 점점 더 전면에 나서면서 대외 노출 빈도가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당대표자회에서 김 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재추대했다고 전했다.

엄기영 이도경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