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대 세습 공식 선언] 美 “상황주시” 신중… 中 “북한 내부 일” 언급 꺼려

입력 2010-09-29 00:26


일본 정부는 김정은의 권력 승계를 기정사실화하고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미국 정부는 김정은에 대한 인민군 대장 칭호가 바로 권력 승계를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이었다.

일본은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28일 “북한의 내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하는 등 비교적 즉각적이고 분명한 입장을 나타냈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무상은 김정은의 대장 임명은 “(후계와 관련)명확한 의사 표현의 하나임에 틀림없다”며 “어떤 체제가 확립될지, 북한의 권력구조에 변화가 있을지 어떨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 미사일,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것”이라며 권력승계 이후의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지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도 “김정은이 대표자회에서 어떤 직책에 취임할 것인지를 포함해 계속 주시하겠다”며 “각국과 정보교환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내부 정보 수집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의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2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 지도부 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 상황 전개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상황의 의미를 평가하기 위해 아태지역 내 모든 파트너들과 접촉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북한의 내부 사무”라며 입을 닫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번 당 대표자회는 오랜만의 큰 행사로 북한의 차기 지도자에 대한 베일이 벗겨질 것”이라며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할지가 핵심 사안”이라고 소개했다.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남북연구센터 뤼차오(呂超) 주임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권력 승계가 이뤄지면 어느 정도의 정책 조정 여지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큰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들은 김정은의 부각을 긴급 타전하면서 권력 승계가 순조로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대규모 탈북, 군부 변화 가능성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7세로 알려진 김정은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아니면 북한 권력층의 애완견이 될지 전 세계 북한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