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대 세습 공식 선언] 정치권 “시대착오” 비판… 靑 “남북관계 특별한 변화 없어”
입력 2010-09-28 18:02
청와대는 28일 북한의 김정은 후계 구도 공식화와 관련, “남북관계에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의 보고를 받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은 이제 겨우 대장 칭호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인 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며 남북관계에 특별한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북한이 그동안 대외적으로 소문났던 후계 구도를 공식화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남북관계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10일 러시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차세대 지도자로 지명되었다고 해서 카운터파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김정은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세자가 어떤 직책을 가지는가에 상관없이 후계 수업 과정을 진행시킬 것이고, 이에 따라 김정은의 영향력이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괜찮을 때 후계 구도를 안정화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후계 구도 판단과 평가는 당대표자회가 정리되고 나서 하는 게 적절하다”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권력 세습을 비판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독재권력을 3대에 걸쳐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영택 대변인은 “민주 국가인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남북교류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28살 애송이를 대장으로 추대하는 이상한 나라가 북한”이라고 비판했다.
남도영 정승훈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