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폭력 잇달아… 청주대, 외국인 유학생 관리 구멍
입력 2010-09-28 18:13
충북 청주지역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하는데 급급해 이들에 대한 사후 관리나 지도를 외면하고 있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청주지역에서 발생한 외국인 유학생 범죄는 절도 2건, 폭력 1건, 지능범(사기·보이스피싱 등) 3건, 교통법규 위반 등 10여건이다. 지난해에는 절도 9건, 폭력 2건, 지능범 3건, 기타 2건 등 16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청주대학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박모(22)씨가 여자기숙사의 이모(20)씨 방에 들어가 노트북 2대와 지갑, 속옷 등 34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야간주거침입 절도)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피해자 이씨는 “어떻게 남학생이 여자기숙사까지 들어올 수 있느냐”며 “대학측의 중국인 유학생 관리가 허술하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처럼 외국인 유학생 범죄가 줄지 않는 것은 대학측의 관리 소홀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 숫자가 급증하면서 범죄 발생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경찰이 예방교육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대학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에서 가장 많은 1400여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재학중인 청주대의 경우 외국인 학생들은 입학년도에 경찰서의 1시간짜리 범죄 예방교육 1회, 청주시청의 15분짜리 쓰레기분리수거 교육 1회만 받고 있다. 학교에선 외국인 유학생들의 빠른 적응을 위해 한국인 학생을 1학기동안 멘토로 붙여주고 있는데 한국 학생 1명이 유학생 3∼4명을 맡고 있어 유명무실한 상태다.
청주대 관계자는 “멘토 역할을 할 한국인 학생들에 대한 사전지도가 필요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멘토링 제도가 허술하다”고 귀띔했다. 이 학교에 다니는 일부 중국인 유학생도 “체계적인 유학생 정착프로그램이 없어 아쉽다”고 말한다. 하지만 청주대측은 “23명의 한국어 강사들이 수시로 유학생들을 교육하는 등 대학들의 유학생 지도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