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영성의 길

입력 2010-09-28 18:36


(12) 쉬지 말고 기도하라

기도의 생명은 지속성에 있다. 기도가 지속되어야 할 이유는 기도는 내 안에 있는 생명을 자라게 하기 때문이다. 기도하지 않아서 고통스러운 것은 응답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생명이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생명은 매일 자라야 한다. 생명은 매일 뿌리로부터 공급받을 때 자란다. 기도는 하나님의 생명이 공급되는 통로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쉬지 않고 기도하는 일이다.

다윗도 이를 강조하여 말했다. “주의 의로운 규례를 인하여 내가 하루 일곱 번씩 주를 찬양하나이다”(시 119:164) 다윗은 숫자로 기도를 말하지 않았지만 수도원 운동은 이것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하루 생활을 3등분하여 8시간 노동, 8시간 휴식, 8시간 기도로 살았고 그 기도도 하루 일곱 번씩 기도하는 것을 생활화했다.

첫 번째 시간은 닭 울기 전에 드리는 기도였다. 이 기도는 자정이 지난 후 늦어도 해뜨기 전에 마친다. 두 번째는 아침 기도다. 해 뜬 후에 시작하여 아침 식사 전에 마친다. 세 번째는 오전 9시에 기도하고 네 번째는 정오에, 다섯 번째는 오후 3시에, 여섯 번째는 저녁 먹고 해지기 전에, 그리고 마지막은 해지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기도한다.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은 영적으로 살려는 모든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거룩한 야망이었다. 4세기 근동(시리아)을 중심으로 퍼진 메살리안파라는 기도자들이 그 중 하나였다. 그들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살전 5:17)는 명령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여 24시간 소리 내서 기도하며 살았다. 결국 그들은 모든 세상일을 끊고 기도에만 전념하다가 이단으로 정죄되었지만 그들이 보인 치열한 삶의 열정은 우리가 본받을 부분이다.

‘사막교부들의 금언(The sayings of the desert fathers)’에 나오는 이야기다. 루키우스라는 수도사가 메살리안파 사람들을 만나 물었다. “당신들은 어떻게 기도하고 삽니까?” 그들이 말했다. “우리는 사도 바울이 말한 대로 쉬지 않고 기도하라는 말씀을 순종하기 위하여 기도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삽니다.” 루키우스가 물었다. “그러면 음식을 먹거나 잠잘 때는 어떻게 기도합니까?” 그들이 미처 대답하지 못할 때 루키우스가 말했다. “나는 매일 일하면서 기도합니다. 그렇게 해서 번 돈이 하루 13전입니다. 그러면 그 중 11전을 음식 값으로 주고 나머지 2전은 문 밖에 둡니다. 그러면 가난한 사람이 그것을 가져가면서 내가 음식을 먹거나 잠잘 때 나를 위해 기도해 줍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을 지킵니다.”

쉬지 않은 기도는 마치 영혼에 내리는 단비와 같다. 언젠가 테레사 수녀가 기도를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관련하여 말한 적이 있다. 기도의 시작은 마치 여인이 우물에서 물을 퍼서 자기의 밭에 나르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한다. 그러다가 물이 많아지면 수로가 되어 흐른다. 수로가 된 물은 강이 되어 모든 밭을 적신다. 그러나 기도의 마지막 단계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같다. 여인은 밭에 서고 비는 하늘에서 내린다. 그가 하는 일은 오직 하늘 아래 고요히 서 있으면 된다(Stand still under Heaven). 고요히 서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받고 있는 여인을 상상해 보라. 쉬지 않고 드리는 기도는 얼마나 큰 축복의 기도인가?

이윤재 목사 (한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