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안수 불가 고집하는 예장 합동 '여성인력누수현상' 심화(5신)

입력 2010-09-28 13:13


[미션라이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95회 총회가 열리고 있는 강원도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는 정장을 입은 1300여명의 남성 총대들이 있다. 그렇다면 여성 총대는 몇 명이나 될까? 답은 ‘0’이다. 예장 합동은 여성안수를 인정하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나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주요교단과 달리 100여년 간 ‘여성 안수 불가’를 고집하고 있다. 따라서 총회 현장에 있는 여성은 10여명 안팎으로 모두 총회 직원이다.

이런 현실을 변화시키고자 총회 현장에는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가 제작한 호소문이 배포되고 있다. 여동문회는 “총회가 목사안수를 미루고 있는 사이 본 교단에 교육을 받은 여성 사역자들이 다른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활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여성안수는 이미 많은 신학적 논의가 있었고 성경의 진리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현실이다 보니 2000년부터 새로 지원한 독신 여선교사는 한해에 한 명꼴이 되지 않는다”면서 “여선교사가 안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세례와 성찬을 베풀 권리가 없으므로 목사안수를 해주는 타 교단에서 안수 받고 선교사로 파송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동문들은 “인력누수현상이 심화되는 현실을 보며 여선교사들에게 성례권 위임을 허락하고 여성안수를 허락해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총회 헌의안에도 여성안수를 허락해 달라는 청원은 없다. 예장 합동은 “남녀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며 대표성 및 창조질서 원리 측면에서 허락할 수 없다”며 “교회와 일상 생활 속 남녀 역할에 혼돈하지 말아야 하기에 여성안수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보수적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예장 합동은 지난 1998년 서울 왕성교회에서 열린 제83회 총회에서 여성 목사안수 문제를 논한바 있다. 하지만 당시 총대들은 “여성 안수(목사직, 장로직)는 불가하며 단 여성의 역할을 새롭게 이해하며 지도력을 적극 개발하기로 하다”면서 여성목사 안수를 거부했다. 2000년에도 경남 진주교회에서 열린 85회 총회에서도 “본 총회가 허용치 않는 여목사와 여장로는 강단에 세울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홍천=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