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김삼봉 목사 “고소 고발 난무하는 교단 상황 정리… WCC 절대 용납 못해”

입력 2010-09-27 22:10


27일 만장일치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에 선출된 김삼봉(70·사진) 서울 대한교회 목사는 “심히 부족하고 허물이 많은 사람임에도 주님이 저를 택해 주셨고 여러분이 저를 지지해 주셨다”며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다.

지난 7월 총회신학원(총신대) 재단이사장 시절 사문서 위조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총회장 입후보에 결격사유를 갖게 됐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구사일생으로 위기를 모면했기 때문이다. 당시 선관위는 김 목사에 대해 후보자격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총회가 ‘패닉’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취임 일성에서 그는 “세상 법이나 정치가 교회를 속박하고 어지럽히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교단 상황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총회장은 “장로교 헌법의 정치원리 등 기본적인 것이 소홀해지거나 왜곡되면서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생기고 교단의 힘을 결집하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며 “그 결과 교단의 대외적 위상이나 성장이 기대치에 현저하게 미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 대해선 이단과 같은 범주에 묶고 “그릇된 교리”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1959년 예장 통합과 교단 분열의 표면적 이유가 됐던 WCC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피력하면서 분열 당시 선배 목회자들이 이렇다할 재산 없이 박형룡 목사를 중심으로 교단을 시작했던 과거의 상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교단의 해결 과제로 총회회관 이전과 한국찬송가공회 판권 문제, 은급재단이 투자했다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납골당 문제, 구 개혁 측 회원에 대한 총신대 학적 부여, 미자립교회 교역자 기초생활보장제도 도입 등을 꼽았다. 총회 회록서기와 기독신문 이사장 등을 역임한 그는 총회 설립 100주년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지난 100년을 감사하며 맞이할 희망의 100년을 화합으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홍천=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