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제95차 총회 개막… 말많은 제비뽑기 선거, 직선제로 바뀌나

입력 2010-09-27 22:09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제95회 총회가 27일 강원도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서 개최됐다.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총회에선 선거제도 변경과 임시목사 명칭,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대응, 한국찬송가공회(찬송가공회) 판권 문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선출방법 등이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136개 노회 1400여명의 총회 대의원들이 참여한 선거에선 김삼봉 서울 대한교회 목사가 만장일치로 총회장에 추대됐다. 목사부총회장에는 제비뽑기에서 노란색 구슬을 선택한 이기창 전주북문교회 목사가 당선됐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 다뤄지는 선거제도 변경이나 WCC 총회 대책, 찬송가공회·한기총 대표회장 문제는 교단을 넘어 한국 교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에 그 결과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금권·타락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9년간 시행해 온 제비뽑기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 수정안이나 직선제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헌의된 안건 이외에 30명의 총대가 동의해 총회 장소에서 긴급하게 제안하는 ‘긴급동의안’을 통해 어떤 내용이 올라올지도 관심사다.

제비뽑기 선거에 앞서 일부 총대는 ‘헌법수호’ ‘직선제’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와 거칠게 항의하면서 총회가 정회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848명의 총대들이 직선제를 찬성한다는데 서명으로 동의했다”면서 “지난 10여 년간 헌법에 명시된 총대의 고유권한을 침탈당했으니 지금부터라도 직선제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선거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을 막진 못했다.

이기창 신임 부총회장은 “세속주의와 혼합주의에 맞서 정통 신학을 지키는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2013년 WCC 총회를 앞두고 개혁교리를 전파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회장은 기독신문 이사와 북전주노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총신대 재단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총대들은 28일부터 28개 특별위원회와 연합기관 파송이사, 정치부의 보고를 받고 안건을 논의하게 된다.

한편 총회에 상정된 189개의 헌의안 중 27개가 임시목사와 관련된 것이고 11개가 선거제도와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 5개가 WCC와 관련된 것이다. 정년연장 문제와 재개발 뉴타운 문제, 총회본부 이전, 교단연합추진위원회 설치, 정부의 특정종교 편향적 지원 문제도 올라와 있다. 민감한 문제들은 뒤로 미뤄 처리하는 총회 특성상 주요 안건들은 30일 오후와 다음 달 1일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이날 선출된 임원은 △장로부총회장=신수희 대구평안교회 장로 △서기=정진모 낙원교회 목사 △부서기=고영기 상암월드교회 목사 △회록서기=문세춘 가경제일교회 목사 △부회록서기=이성택 울산서현교회 목사 △회계=이광희 성복교회 장로 △부회계=김권중 낙원제일교회 장로다.

홍천=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