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SNS ‘쇼핑 혁명’ 예고
입력 2010-09-27 18:43
회사원 이은영(27)씨는 27일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을 앞두고 ‘즐겨찾기’에 등록해놓은 ‘소셜 쇼핑(Social Shopping)’ 사이트에 들렀다. 한정된 시간 일정 규모 이상의 구매자가 모이면 레스토랑, 카페 등을 50% 이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은 서울 신대방동 피부관리실을 원래 가격(20만원)보다 66%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이 올라왔다. 하루 동안 50명 이상이 구매해야 할인받을 수 있는데 오후 3시 이미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했다. 이씨는 “다음주 친구 결혼식 때 부케를 받게 돼 피부 관리를 받을까 생각 중이었는데 마침 할인쿠폰이 있어 흔쾌히 구매했다”며 “트위터에 글을 올려 관심 있어 할만한 친구들에게도 알려줬다”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쇼핑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쇼핑 정보를 얻고 마음에 드는 물건은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데다 트위터나 미투데이 등 SNS를 통해 쇼핑 경험을 지인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실시간 가격비교, 공동구매가 일상화되면서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판매, 결제, 고객관리 등의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소셜 쇼핑은 미국 그루폰(Groupon)을 선두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그루폰은 창업 1년9개월 만에 연매출 5억 달러, 13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부터 티켓몬스터, 위폰, 쿠팡 등 40여개 사이트가 영업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 커머스, REAL 쇼핑이 가져온 변화와 기회’ 보고서에서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기반의 스마트 커머스는 쇼핑에서 유통,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SNS로 연결된 지인들에게 해당 제품을 알리는 구전 마케터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입소문 마케팅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과 소셜 플랫폼의 확산은 한동안 침체돼 있던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스마트 커머스로 인해 국내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지난해 1500억원에서 2010년 3500억원, 2015년 2조6500억원으로 연평균 49%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 쿠폰, 상품권, 티켓예매 등 서비스 위주의 시장도 점차 실물 판매 쪽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도 이 같은 추세는 뚜렷하다. 애플은 최근 스타벅스 바코드 기반 결제 시스템과 미국 1위 모바일 결제 업체 페이팔(Paypal) 개발을 주도한 근거리 무선기술(NFC) 전문가를 모바일 커머스 담당 임원으로 영입했다. 아이튠즈의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NFC 특허를 기반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모바일 기기를 통한 결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AT&T와 버라이존(Verizon), 티모바일(T-mobile) 등은 NFC-유심(USIM) 기반의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면서 모바일 결제 사업을 본격화했다. 보고서는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세계 최대 네트워크를 보유한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새로운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