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쩍은 車보험료 인상… 공정위 ‘담합’여부 조사

입력 2010-09-27 21:38

공정거래위원회가 자동차 보험료를 잇따라 인상한 손해보험 회사들에 대해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조만간 교보악사, 하이카다이렉트, 더케이,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 두 달 연속 보험료를 올리려는 4개 온라인 자동차 보험사에 대한 특별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가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대해 전방위 압박에 나서는 것은 이명박 정부 친서민 정책의 하나인 물가안정 대책에 역행한다고 보기 때문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27일 “이달 초 자동차 보험료를 올린 손보사들이 다음 달 또다시 보험료를 올리기로 한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달 중순부터 직권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 시기와 인상률이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해 담합이 있었던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자동차 보험사들은 사상 유례없이 이달 평균 4%가량 보험료를 인상한 데 이어 다음달 2.5∼2.8%가량 보험료를 추가 인상키로 했다. 전체 상승률은 7%에 달한다. 휴가철 교통사고 증가로 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게 손보사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비수가 조정에 따라 보험사에 인상 요인을 이미 반영해줬는데도 보험료를 또 올리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또 보험금 지급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손해율’이 한 달 만에 80%를 넘어서자 ‘경영난’을 이유로 일제히 추가 인상을 단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난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이미 진행 중인 ‘자동차 정비수가’ 담합 사건 조사과정에서 보험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온라인 보험사에 대한 현장점검 때 보험료 추가 인상이 불가피했는지와 함께 보험료 조정 내역이 타당한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보험금 지급 심사 과정의 합당성, 사업비 책정과 집행 과정의 타당성, 초과 사업비 관리 실태 등도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비온라인 보험사에 대해서도 자구노력 추진 실적, 경영안정계획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서면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