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서울평화상 수상 베네수엘라 아브레우 박사, 30만명 희망의 인생을 열어주다

입력 2010-09-27 19:14

‘엘 시스테마(El Sistema)’ 운동의 창시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71) 박사가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평화상위원회는 27일 “엘 시스테마를 통해 빈곤층 청소년 교육에 헌신한 베네수엘라의 지휘자, 작곡자이자 경제학자인 아브레우 박사를 제10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27일 서울에서 시상식이 개최되며 아브레우 박사에게는 상장, 상패 및 20만 달러(약 2억3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1939년 베네수엘라 트루히요에서 태어난 아브레우 박사는 수도 카라카스 소재 호세 앙헬 라마스 고급음악학교에서 작곡, 피아노, 오르간 등을 배우고 조교수와 대작곡가를 거쳐 지휘자로 이름을 알렸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석유 경제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경제 관련 부서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후 1975년부터 마약, 총기 등 범죄가 만연해 있는 카라카스의 빈민가 차고에서 전과 5범의 소년을 포함한 11명의 청소년에게 사재를 털어 악기를 사주고 연주법을 가르치며 음악교육을 시작했다. 나아가 베네수엘라 정부에 제안해 청소년 예술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를 확립했다.

지난 35년간 엘 시스테마에 참가한 베네수엘라 청소년은 30만여명에 달한다. 특히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상임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마멜 등의 음악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현재 베네수엘라 전역 200여개 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는 엘 시스테마는 멕시코를 포함해 라틴아메리카 여러 국가에 전파돼 있다.

격년제로 시상하는 서울평화상은 1990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처음 수상한 후 국경없는의사회,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수전 솔티 미국 디펜스포럼 회장 등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