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 협상 중대 고비… 정착촌 건설 유예 기간 만료
입력 2010-09-27 18:18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유예 시한이 26일 자정(한국시간 27일 오전 7시)을 기해 만료됐다. 이로써 중동평화 협상은 새로운 고비를 맞게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0개월간의 유예 기간 만료 직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상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수일 내에 연락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역사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평화 협상을 지속해야 한다”며 “연내에 역사적인 합의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대인 정착촌 건설 유예 기간 연장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평화 협상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는 동시에 정착촌 건설 유예 연장 카드를 계속 활용함으로써 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대인 정착민들은 요르단강 서안 지역 나블루스시 인근 레바바에서 건설 유예 기간 만료를 기념하기 위한 대규모 축하 행사를 벌였다. 이들은 축하 행사에서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를 연장하라는 외부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압바스 수반은 아직까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앞서 25일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가 연장되지 않더라도 곧바로 중동평화 협상을 중단하지는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장은 10년 전 발생한 반(反)이스라엘 항쟁인 팔레스타인 무장봉기(인티파다)와 같은 대규모 유혈 사태가 되풀이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강경 세력인 하마스는 이제 협상을 끝내야 할 때라며 강경 투쟁에 나설 태세인 데다 정착촌 건설 유예 문제 해법 또한 쉽지 않기에 향후 중동평화 협상은 중대 갈림길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