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내부 경쟁만 과열 흥행 없는 민주 全大

입력 2010-09-27 21:52

10·3 민주당 전당대회가 1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내부 경쟁만 과열될 뿐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새 인물도, 감동도, 프로그램도 없는 ‘3무(無) 전대’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흥행 부진 원인으로 무리한 일정 등 당의 준비 미흡을 든다. 전대가 당초 예정보다 3개월 늦춰진 데다 그나마 전대 룰을 둘러싼 내부 잡음으로 전대일이 9월 18일에서 10월 3일로 바뀌는 등 일정이 오락가락한 점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또 추석 연휴를 제외한 나머지 2주간에 시·도당 위원장 선거가 몰려 서울과 인천의 시당 대의원대회가 하루에 치러지는 등 무리한 일정으로 지역별 ‘붐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지적도 있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배출된 광역단체장과의 간담회 등 전대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홍보 부족도 한몫했다. 캠프 한 관계자는 27일 “이번 전대부터 당원 대상 여론조사 30%가 반영되지만 당 홈페이지의 당원 여론조사를 안내하는 공지 코너에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는지도 전혀 나와 있지 않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당 내부 시스템 문제는 일부일 뿐이며 사실 알맹이가 없다는 점이 전대가 주목받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한다. 우선 ‘빅3’(정세균 손학규 정동영)가 총출동했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새 인물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팅 민기획의 정찬수 이사는 “후보들이 진보 논쟁을 벌이고 집권 의지와 집권 전략을 얘기하지만 아직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많은 상황에서 이들의 주장은 당원이나 국민들의 피부에 제대로 와닿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전대 과정에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는 울림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빅3 후보들이 세력 싸움과 비방전을 벌이며 전대를 집안싸움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예비경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 선언으로 기염을 토했던 ‘486 출신’ 후보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세대교체’에 대한 희망과 경선 혁명을 기대했던 젊은 지지층을 멀어지게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치러진 경기도당 대의원대회에서는 손학규계와 정세균계가 동시에 민 조정식 의원이 64.4%라는 높은 득표율로 도당 위원장에 선출됐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