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세우던 모습 어디가고… 박근혜, 편안·유연해졌다
입력 2010-09-27 19:00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달라졌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8·21 단독회동 이후 한층 편안하고 부드러워진 모습으로 유연한 행보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다음 달 1일 한나라당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청와대 만찬에 참석한다. 한 측근 의원은 27일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을 한 직후이고, 2008년에도 불참한 적이 있어 박 전 대표가 안 가실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흔쾌히 ‘(청와대에서) 연락이 오면 가겠다고 하세요’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2008년 18대 총선 직후 이 대통령이 당선자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 가지 않았다. 공천 과정에서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대거 배제된 데 대한 항의성 불참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8·21 회동 이후 달라진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세한 대화 내용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공정한 대선 관리 의지를 밝히면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갖고 있던 불신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 같다는 관측이 많다.
최근 박 전 대표를 만난 의원들은 “표정이 밝아졌고 한결 여유가 생겼다”는 말을 많이 한다. 다른 측근은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협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그동안 세종시 문제 등 몇 가지 정책 문제로 입장이 달랐기 때문에 갈등하는 모습이 부각됐던 것”이라며 “본연의 유쾌한 모습을 찾은 것 같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특유의 ‘썰렁 개그’를 구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친이명박계 의원들도 ‘박 전 대표를 한번 뵙고 싶다’는 얘기를 측근들을 통해 전달하고, 박 전 대표 역시 편안하게 이들을 만나고 있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는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당 안팎으로 소통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런 행보는 근래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나오는 것과 맞물려 돌아가는 양상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