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대차 리콜, 품질 재점검 계기돼야

입력 2010-09-27 17:38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한 YF쏘나타 13만9500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신청했다. 쏘나타의 자발적 리콜은 올 들어 벌써 두 번째로 지난해 말부터 도요타자동차를 강타했던 대량 리콜 사태가 현대차에서 재현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대차 2건, 기아차 1건의 소비자 신고로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기아차 전 차종에 대해 운전대 작동 관련 결함을 조사했고, 쏘나타에 대해 리콜을 결정했다. 이에 현대·기아차가 발 빠르게 대응한 점은 퍽 다행이다.

도요타 사태의 학습효과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라 하겠다.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가 지난해 대량 리콜 사태로 역풍을 맞은 데는 심각한 결함이 드러났음에도 이를 은폐하다가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영향이 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리콜이 차량의 구조적인 결함이 아니라 조립 과정의 불량이라고 밝혔지만 낙관할 일은 아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약진이 2000년대 들어 본격화된 도요타의 과도한 팽창과 매우 흡사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2000년부터 세계 시장 점유율 15%, 1000만대 생산을 목표로 맹렬한 속도로 달려왔다. 하지만 해외 생산을 늘려오면서 도요타 특유의 품질 관리 능력이 따라주지 못했고 이는 결국 ‘품질 결함-대량 리콜 사태’로 이어졌다. 현대·기아차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 능력은 이달 러시아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2012년 완공 목표로 중국 3공장이 가동되면 700만대를 돌파할 것이다. 이미 세계 시장 점유율은 9.3%로 역대 최고치다.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판매대수를 꾸준히 늘려온 성과는 괄목할 만한 것이지만 품질 관리에 행여 무리는 없는 것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미 올 들어 국내외를 통틀어 현대·기아차 리콜 대수는 약 36만대에 이른다. 대부분이 도어 잠금장치 결함, 문 안쪽 배선 결함 등 대수롭지 않은 내용이지만 고속 성장 이면에 나타날 수도 있는 품질 결함은 미연에 막아야 한다. 기업에게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신뢰를 지켜가는 일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일을 재점검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