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의원들 ‘외유성 해외 출장’ 빈축… 현지 실태파악 없이 벌써 방문 계획

입력 2010-09-27 22:16

시·도 광역의회 의원들이 줄줄이 외유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선진 문물 견학이라는 명목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관광유적지 탐방과 유람선·산악열차 탑승 등 사실상 유람하는 일정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27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최근 ‘해외문화재 찾기 특별위원회’를 구성, 외유 논란에 휩싸였다. 해외 문화재 실태 파악 등 본격적인 활동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12월 일본 궁내청과 프랑스 국립도서관 등을 특정해 방문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사실상 해외 관광을 위해 특위를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의원들은 다음달 해외 문화재 환수를 위한 국가간 네트워크 구축 활동을 위해 인도와 이집트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경북도의회 의원 27명은 이날 북미와 북유럽 2개 팀으로 나눠 해외 연수를 떠났다. 전체 도의원 63명중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다음달 5일까지 9일간 연수를 떠난 ‘북미팀’ 도의원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그랜드캐니언, 요세미티국립공원,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식물원 부처트 가든 등을 방문한다.

다음달 4일까지 노르웨이와 스웨덴, 핀란드 3개국을 돌아볼 예정인 ‘북유럽팀’은 핀란드 헬싱키 대성당, 원로원 광장, 시벨리우스광장 등 역사 유적지 등을 돌아보고 나서 노르웨이 라에달에선 관광 산악열차를 탈 예정이다. 대구시의회는 5개 상임위 가운데 4개 상임위가 이달 말과 다음달 초 해외 연수에 나선다. 건설환경위와 문화복지위는 일본, 경제교통위는 중국과 홍콩, 교육위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을 각각 방문한다.

이들 의원들의 외유 비용은 1인당 180만원씩을 자치단체 예산으로 부담하고 나머지 초과분은 각자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 연수를 다녀온 뒤에는 개인별 보고서를 발간하게 하거나 보고회 개최를 의무화하면 외유성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대구=김재산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