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 골잡이 ‘용병 위에 토종’… 인천 유병수 17골로 선두
입력 2010-09-27 17:56
프로축구 K리그에서 토종 공격수들의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리그가 막바지로 들어서면서 12년 만에 득점왕과 도움왕이 모두 국내 선수 중에 나올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병수는 26일 전북 현대와의 쏘나타 K리그 2010 23라운드 홈경기에서 정규리그 16, 17호 골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득점 1위를 유지했다. 이로써 득점 2위를 기록 중인 전북의 에닝요와의 격차도 4골로 늘렸고, 3위 FC 서울의 데얀과는 6골 차이를 기록했다.
지난달 득점 쌓기에 다소 주춤했던 유병수는 허정무 감독이 부임한 후 최근 3경기에서 모두 5골을 몰아치며 득점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경기당 득점도 높아 21경기에서 17골을 기록해 경기당 0.81점을 득점했다. 2위 에닝요는 경기당 0.68점을 기록 중이다. 이동국이 지난해 득점왕 당시 경기당 0.72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인천이 정규리그에서 7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유병수가 이 같은 추세를 유지할 경우 지난해 이동국이 기록한 21골을 넘어 득점왕에 오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유병수는 몰아치기에 강해 나머지 경기에서 다득점도 가능하다.
득점 외에 도움 순위는 국내 선수들이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8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구자철을 비롯해 2위인 수원 삼성의 염기훈(7개) 등 도움 10위까지 선수 중 8명이 국내파다. 용병은 6위 데얀(6개), 7위 몰리나(6개)가 전부다. 이중 염기훈은 12경기에서 7개의 도움을 기록해 경기당 0.58개로 2경기 당 1개꼴로 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12년 만에 국내 선수들이 득점왕과 도움왕 타이틀을 모두 싹쓸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98년 유상철-정정수(이상 당시 울산)가 각각 득점왕과 도움왕을 기록한 이후 토종 선수들이 득점왕과 도움왕을 다 가져간 경우는 없었다. 이 기간 동안 토종 득점왕이 4번, 도움왕이 3번 배출되긴 했지만 두 부문 모두 국내파로 채워진 적은 없었다. 특히 도움왕의 경우 2004년 대구 FC 소속 홍순학이 6개로 도움왕에 오른 이후 5년 간 토종 도움왕이 나오지 않아 국내 선수들이 타이틀을 가져오기 어려운 부문이었다.
하지만 팀당 5∼7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나머지 기간 동안 얼마든지 개인 타이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유병수의 경우 몰아치기에는 능하지만 경기당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도 함께 받고 있고, 도움 순위의 경우 순위별 격차가 1∼2개에 불과해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