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로브의 귀환…美 공화당 ‘선거 귀재’ 명성

입력 2010-09-26 21:37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책사이자 선거의 귀재인 칼 로브가 귀환했다.

로브 전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를 위해 정치자금 모금책인 프레드 말렉, 에드워드 길레스피 전 백악관 고문,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 메리 체니 등과 함께 팀을 구성했다고 25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 팀에는 로버트 던컨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스티븐 로 전 상공회의소 자문위원도 포함됐다.

NYT는 “2007년 백악관을 떠난 뒤 폭스뉴스 분석가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명성을 유지해온 로브가 이번 선거전에서 자금과 조직망 재건의 주역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로브는 특히 텍사스의 억만장자 해럴드 시몬스, 아메리칸파이낸셜 그룹의 칼 린드너 회장, 석유 재벌 로버트 롤링 등 부시 전 대통령을 후원했던 이른바 ‘큰손’들을 재결집시켜 3200만 달러(약 369억원)의 선거자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브는 또 자신이 설립한 단체 ‘아메리칸 크로스로즈’를 활용해 공화당 활동가를 꾸준히 충원하는 동시에 유권자들에게 반(反) 민주당 광고와 메일, 전화를 쏟아 부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로브가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를 등에 업은 공화당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표하면서 당내 갈등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등 티파티 지지파들은 로브를 향해 “공화당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내야 할 구세대 주류층”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그러나 ‘로브 팀’ 소속 던컨 전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우리는 2012년 대선에 관여할 것이며 그것을 겨누고 있다”며 당내 비판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