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여자축구 세계 제패] “상처투성이 민지, 엄마가 맛난 밥 실컷 해줄게”
입력 2010-09-26 18:16
“우리 딸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U-17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26일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이뤄내자 여민지, 이정은 선수가 재학 중인 경남 함안군 대산면 함안대산고등학교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시작된 응원전에는 여민지 선수 아버지 여창국(45)씨, 이정은 선수 아버지 이병진(50)씨를 비롯해 김두관 경남도지사, 하성식 함안군수와 축구부 선수 등 재학생 100여명, 지역주민 등 모두 300여명이 모여들었다.
학교 안팎에는 ‘여민지, 이정은 선수에게 영광을’ ‘2010년 U-17 여자 월드컵 축구대회 우승 기원’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마저 연장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 끝에 한국이 일본을 누르고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 모두가 두 손을 뻔쩍 든 채 의자를 박차고 “이겼다! 이겼다!”라며 환호했다.
여창국씨는 “창원에 근무하면서 민지에게 자주 가 보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세계를 제패하고 돌아온다니 매우 감격스럽다”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어머니 임수영(41)씨도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민지가 돌아오면 병원부터 데리고 가 완쾌될 수 있도록 치료한 뒤 맛있는 음식을 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웃주민 김선겸(54)씨는 “우리 마을에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사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며 “마을 전체의 경사일 뿐 아니라 주민들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여민지, 이정은, 김나리, 김수빈, 곽민영 등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 5명의 모교인 경남 창원시 명서초등학교에도 학부모와 지역주민, 박완수 창원시장 등 400여명이 모여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