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인권유린 중단하고 국군포로 송환해야
입력 2010-09-26 19:03
북한 인권유린 현장을 고발한 그림이 전 세계를 전율하게 하고 있다. 또 지난 4월 탈북해 제3국 한국영사관에 발이 묶인 국군포로 A씨(84)의 망향가(望鄕歌)가 온 국민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미국 공화당 에드 로이스 의원이 23일 하원 ‘탈북자 청문회’에서 탈북자가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본 것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들을 공개했다. 임신부 배 위에 널빤지를 올려놓고 남자 2명이 올라가 유산시키는 장면은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다. 임신부는 울부짖으며 하혈을 하고, 권총을 들이대는 간수의 위협에 못 이겨 널빤지 위에 올라간 남자는 눈물을 흘린다.
한 주민이 소똥에 들어있는 옥수수 쌀 보리 등의 낱알을 주워 먹자 간수가 그 주민에게 물구나무서게 하고 발로 배를 걷어차 낱알마저 토해내게 하는 그림도 있다. 인면수심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정치범수용소에 수감 중인 북한 주민은 20만여명으로, 짐승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면서 고문당하고 처형된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이날 유엔총회에서 김정일 정권을 “국민을 노예화하는 정권”이라고 비난했을까.
외교문제로 제3국에 머물고 있는 A씨는 자신을 방문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을 통해 지난 60년간의 한 맺힌 사연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적은 편지를 공개했다. 1950년 결혼 직후 국군 자원입대, 51년 강원도 인제군 전투에서 부상, 평양 인민군 병원으로 후송된 뒤 지금까지 북한에서 차별을 받다가 탈북했고, 고향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내용이었다.
정전협정 당시 유엔군사령부가 추정한 국군포로 8만2000여명 가운데 8343명만 송환됐다. 지금까지 탈북해 남한으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79명에 불과하다. 탈북자 증언 등을 통해 국군포로 560여명의 생존만 확인됐을 뿐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군포로 문제를 60년 가까이 방치하면서 국토방위를 말할 수 있겠는가. A씨처럼 생존 국군포로들도 거의 80세를 넘겼을 것으로 짐작된다. 시간이 없다. 정부는 A씨를 포함해 국군포로를 데려올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