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평화냐 정착촌이냐 택하라”…팔, 이스라엘에 최후통첩

입력 2010-09-26 21:39

“정착촌 건설과 평화 중 하나를 선택하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5일 이스라엘을 향해 던진 최후통첩이다. 26일 자정(한국시간 27일 오전 7시)으로 정해진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건설 유예 시한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중동 평화협상을 보이콧하겠다는 의지다.

압바스 수반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이념과 정치를 조종하는 것은 확장과 지배의 심리 상태”라며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평화 협상은 타결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압바스 수반은 범 아랍권 신문인 알 하야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더라도 곧바로 평화협상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를 취했던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압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진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착촌 건설 재개를 위해 성토작업에 쓰이는 장비를 서안지구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팔레스타인은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독립국 영토로 삼으려는 계획이나 이스라엘이 이 지역에 정착촌 120여곳을 건설하고 유대인 50여만명을 이주시키면서 영토를 고수하겠다고 맞서고 있는 상태라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이스라엘의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과 이츠하크 몰호 협상단장이 뉴욕에서 팔레스타인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어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없진 않다.

중재자 미국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4일 압바스 수반을 만나 팔레스타인이 협상에 잔류토록 설득작업을 벌였다. 제프리 펠트먼 미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도 이스라엘에 유예기간 연장을 촉구하는 한편 팔레스타인에도 협상에서 빠지는 행위로 얻을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미 정부의 판단을 전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3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유예 기간 연장을 촉구한 바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