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인 장성택 對 개혁파 “북한은 지금 권력 투쟁중”

입력 2010-09-26 21:18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권력 승계 준비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 권부 내에서 격렬한 권력 투쟁이 전개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4일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최근 북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했다는 한 소식통을 인용,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장성택(64) 국방위 부위원장과 개혁 성향의 고위 관리 집단 간 파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은 (언젠가는) 권좌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항상 믿어왔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뉴욕타임스(NYT) 등 해외 언론도 김 위원장의 삼남 김정은(28)이 확실한 지지기반을 갖추기 전까지는 그가 섭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문제는 장성택의 (폐쇄적인) 강경 자세가 북한 경제의 개방과 투자 유치를 추구하려는 개혁주의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개혁 세력은 경제 자유주의를 옹호했던 박봉주(71) 전 내각 총리의 복권으로 지지기반이 강화된 상태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북한에는) 그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있다”며 “정부도 개방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막는 것은 장성택뿐”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또 44년 만에 개최되는 당 대표자회가 2주나 미뤄진 끝에 이번 주 열릴 예정인 것도 노동당의 내분 때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이어 북한의 권력 투쟁에서 군 수뇌부가 어떤 견해를 취하고 있는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뒤 “장성택이 최근 군 수뇌부 내 지지기반 강화를 시도했으나 군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