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창업 이야기 다룬 영화 ‘소셜 네트워크’
입력 2010-09-26 19:36
주커버그 대학생 시절 부도덕성 다뤄 논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의 창업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가 미국에서 개봉 전부터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개봉에 앞서 24일 보스턴 하버드대 캠퍼스에서도 시사회가 열렸다. 2학년생 헤나 하이니스는 “영화가 하버드생들의 생활을 왜곡시켜 전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학년생 올가 지노브바도 “극을 위해 과장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고 보스턴 헤럴드가 보도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주커버그의 출신 학교인 하버드대는 통상 캠퍼스에서 할리우드 영화 상영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사회는 극히 이례적이다.
10월 1일 개봉되는 ‘소셜 네트워크’에 이처럼 관심이 집중되는 건 영화가 주커버그의 하버드생 시절을 주소재로 하면서 그의 부도덕성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페이스북의 창업과정과 관련된 소송 2건을 이야기의 주요 틀로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미 이 소송사건을 모두 해결한 상태다. 문제는 주커버그가 이 영화에서 하버드대 학부 시절 학교 친구들의 사업 아이디어를 훔친 자기중심적이고 부도덕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커버그가 이날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해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의 공립학교에 대한 1억 달러 기부 계획을 발표한 것은 페이스북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개봉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해 이 영화의 원작인 벤 메즈리치의 ‘벼락부자들(The Accidental Billionaires)’이 출간될 때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영화 제작자 스콧 루딘은 “충분한 사전 조사를 거쳤기 때문에 주커버그의 도움 없이 영화를 만들었다”며 “다만 페이스북이 제공한 일부 의견을 영화 최종 제작과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경영진은 영화가 창업과정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함으로써 기업공개(IPO)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전문 포천은 지난달 페이스북이 기업공개를 할 경우 기업가치가 최고 500억 달러(약 5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주커버그는 최근 ABC방송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허구다. 이 영화를 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