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라운지-김명호] 미셸 리 교육감에 ‘러브콜’ 쇄도
입력 2010-09-26 17:52
거취가 불투명해진 미셸 리 미국 워싱턴DC 교육감의 ‘몸값’이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
지난 14일 민주당 경선에서 자신과 각을 세워 온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DC 의회 의장이 민주당의 워싱턴DC 시장 후보로 확정되면서 리 교육감의 퇴진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 리 교육감도 민주당 경선 전에 자신의 교육개혁 정책을 비판해 온 그레이 의장이 후보가 되면 사퇴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워싱턴DC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 민주당 후보가 무난히 시장에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그의 교육개혁 정책을 높이 사 여기저기서 오라는 곳이 많다. 우선 워싱턴DC 바로 옆에 있는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가 리 교육감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몽고메리 카운티는 공교육 수준이 높아 미국 내에서도 최고의 학군 중 하나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 카운티는 무능한 교사를 퇴출시키고, 유능한 교사를 우대하며, 학교 급식 수준을 대폭 개선한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미 동부 뉴저지주의 몇몇 카운티도 ‘미국 공교육 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는 리 교육감 영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그를 뉴저지주 뉴왁 교육청의 교육감으로 공개 추천하기도 했다. 자신이 진행하는 토크쇼에 초청해 ‘여전사’로 치켜세우며 미국 공교육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몇몇 지역 교육청이 리 교육감 영입을 추진하는 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리 교육감의 교육개혁을 강력히 지지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몇 차례 리 교육감의 교육개혁을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교육 개혁 필요성을 어느 정치인보다 강조하는 편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주에 개봉된 다큐멘터리 ‘웨이팅 포 슈퍼맨(waiting for superman)’에서 리 교육감은 교육개혁을 주도하는 역할로 나온다. 이 다큐멘터리는 망가져 가는 미국 공교육 현실을 다루면서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 다큐멘터리가 여론에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경우 리 교육감의 인기는 더 치솟을 것이다.
지난 23일 그레이 의장과 리 교육감은 1시간30분 동안 회동을 했으나 그의 유임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결론도 나오지 않았다.
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