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 비중 높일 때

입력 2010-09-26 18:42


국내 증시가 1800을 돌파하며 연중 고점을 높여가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채권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만 놓고 보면,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다 서서히 오르고 있는데 비해 채권은 연중 내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보다 채권이 더 강한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문제는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이 나란히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금융위기 2년차에 접어든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한쪽은 위험자산을, 다른 한쪽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엇갈린 투자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또 2008년 리먼 사태를 전후로 대규모로 풀려있는 시중 유동자금이 채권, 파생상품, 주식 등 각종 자산에 몰려가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결국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상황에서 주요 자산시장의 흐름이 왜곡돼 있다는 것은 시장이 아직 안정되지 못했음을 의미하고, 이는 자산 간 배분 또는 신규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위축된 미국의 부동산 가격과 실업률이 개선되기 시작할 경우 시장이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여러 자산에 풀려 있는 돈들이 어느 쪽으로 옮겨갈 것인지는 분명하다. 이미 국내 자금시장에서는 선호도에 대한 변화가 발견되고 있다. 주식형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지만 주식시장에는 변액보험, 연기금, 랩 어카운트 자금 등 새로운 피들이 속속 수혈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어 국내 주식시장은 수요우위의 상황이 돋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지금은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해 지나치게 비중을 높이기보다는 서서히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을 높임으로써 수익률을 제고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양호한 제조업 가동률과 설비투자로 인해 경기 및 실적모멘텀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공격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강현철(우리투자증권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