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 몰라요” 한국 청소년, 인식도 세계 최하위권
입력 2010-09-26 17:30
한국 청소년들의 피임 인식 및 실천율이 세계 최하위권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태평양피임협의회(APCOC) 등 피임 관련 10개 국제NGO와 바이엘헬스케어는 한국(202명)을 포함한 미국, 유럽, 아·태지역 25개국 청소년(15∼24세) 5253명을 대상으로 ‘성(性)과 피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활용 가능한 피임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응답자가 26%로, 25개국 청소년들의 평균(51%)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 응답자 중 43%는 ‘나와 내 이성친구에게 적합한 피임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답했으며, ‘피임법을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는 응답도 31%에 달했다.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54%가 성관계 시 피임을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피임 도구가 없어서’(25%), ‘피임법을 몰라서’(22%) 등의 응답이 많았다.
반면 전 세계 조사 대상 청소년들은 ‘피임법을 몰라서 피임을 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4%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한국은 피임 인식도 면에서 25개국 중 22위에 해당됐다는 게 조사 주최측의 설명이다.
아·태피임협의회 자문위원인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국내 피임 교육이 여전히 미흡해 청소년들이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지 걱정스런 상황”이라며 “청소년들이 올바른 피임 인식을 확립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성 및 피임 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