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아마디네자드 ‘정면 대결’… “핵 대가 치를 것”-“9·11 배후 美정부”

입력 2010-09-24 21:5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을 겨냥해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 중 유일하게 핵 사찰을 받지 않은 나라”라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릐미, 중동 개입 의지 천명=오바마 대통령은 또 알카에다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위험한 무기를 보유를 막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협상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강력한 중동 개입 정책을 천명했다.

그는 “지난해 이란을 향해 손을 내밀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핵 이용의) 권리와 책임이 모두 있음을 주지했다”며 “외교적 해결책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이란은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협상에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의 3분의 1 이상을 할애했다. 오바마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며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정착촌 건설을 더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팔레스타인에게는 “협상이 타결되면 내년에 유엔 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와 이스라엘의 평화적 공존을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오바마는 연설에서 민주주의의 증진과 여성 인권도 강조했다.

릐이란 대통령의 반발=국가 원수로는 3번째로 연설한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15번째로 단상에 오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에 정면 반박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스라엘 정권과 미국의 세계 지배를 이어가기 위해 미국 정부 일각에서 9·11 공격을 조율(orchestrate)했다는 주장이 있다”며 “대부분 미국인은 이 주장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테러 국제회의를 열어 누가 9·11테러를 일으켰는지 규명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기존 핵사찰 수용 입장에서 후퇴하는 발언도 했다.

미국 대표단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33개국 대표단은 연설 도중 총회장을 떠났다. 유엔주재 미 대표부는 그의 연설이 끝나기 전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망언”이라는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EU도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발언 때문에 총회장을 박차고 나왔다”고 밝혔다.

독설로 유명한 그의 연설은 정치적인 쇼라는 분석도 있다. 뉴욕대 알리 미르세파시 교수는 “미국에 맞서 이슬람 세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하와이대 파리데 파르히 교수는 “미국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려 세계 이목을 끌어내면서 국정 운영의 실패를 덮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