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유엔총회 연설서 “中은 개도국… 패권 추구 않을 것”

입력 2010-09-24 18:06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유엔 무대에서 중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에 불과하며 결코 패권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아직 사회주의 초기 단계에 있는 개발도상국이며, 이것이 진정한 중국의 모습”이라고 몸을 낮췄다.

원 총리는 ‘중국을 참되게 알자’는 제목의 연설에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발전에 주목하며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의혹도 보내고 있다”면서 “중국은 개혁과 개방, 평화적 개발의 길을 계속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30여년간 급속한 성장을 이뤄 왔지만 에너지와 자원, 환경 문제 등으로 추가 도약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중국 해안 지역의 일부 도시들은 현대화로 번성하고 있으나 많은 중서부 지역 도시들은 황폐한 시골 지역이며, 1억5000만명의 국민들이 유엔이 설정한 빈곤 기준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의 민주주의와 법률 시스템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으며, 불평등과 부패도 여전히 사회적 병폐로 존재하고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국가가 강대해져 패권을 추구한다는 건 중국 전통문화에 맞지 않고 세계 발전 흐름에도 배치된다”면서 “중국은 어느 누구를 위협하지 않고 어느 누구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급성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과 경계심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원 총리는 “중국은 강대국이 된 후 헤게모니를 추구했던 과거 강대국들의 전철을 결코 뒤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주변국들과 대화를 통해 협상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외교방침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