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원자바오에 환율 개선 촉구… 뉴욕서 양국 현안 논의
입력 2010-09-24 18:05
미국과 중국이 유엔에서 양국 간 최대 현안인 환율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와 무역마찰 등 경제 문제가 주 의제였다. 두 사람은 뚜렷한 의견 차이를 확인했으나, 그 이상의 충돌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서로 할 말은 하지만, 갈등 확산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화 환율 문제로 발생한 미국과의 긴장관계를 풀기 위해 중국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이 전했다. 베이더 보좌관은 주요 현안인 환율 문제에 대해 집중적이고 상세한 논의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 간 무역 마찰 조짐에도 우려를 표시했다. 무역 마찰도 사실상 환율 문제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어서 일부러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원 총리는 통역을 통해 “양측의 의견 일치 부분이 이견보다는 훨씬 컸다”며 “내년 중·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건이 성숙되길 바란다”고만 말했다. 중국 측은 별도로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지 않았다. 베이더 보좌관은 원 총리가 중국이 환율체계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란 점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원 총리는 전날(22일) 미·중 우호단체들이 마련한 환영만찬 연설에서 “위안화 절상을 급박하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위안화 환율은 경제적인 것으로 정치 이슈화해선 안 된다”며 미국의 압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급속한 절상은 하지 않을 것이며, 국내외 수요를 감안해 장기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 위안화 절상을 위해 중국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