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애인 교회 내 일반인 교회..따로 예배드리는 사연은?
입력 2010-09-24 15:43
[미션라이프]장애인 교회 안에서 장애인과 일반인을 위한 목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부산에바다농아교회(이우복 목사) 성도 200여명은 매주일 오전 11시 청각장애인들만의 손의 대화, 즉 ‘수화(手話) 예배’를 드린다. 같은 시간, 같은 건물 교육관에선 부산에바다교회(여명호 목사) 성도 50여명이 또 다른 예배를 드린다.
부산 부곡1동에 위치한 한 교회 안에서 ‘한 지붕 두 가족’ 현상이 벌어지는 건 청각장애인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건청인(비 청각장애인) 자녀나 가족들을 위한 별도의 신앙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산에바다농아교회는 기독교하나님의성회 청각장애인 선교의 출발지다. 1960년 미국위문협회(U.S.O) 사무국장 페티 헤니 여사가 최성만 목사와 함께 세운 이 교회는 부산·경남 지역 최대의 청각장애인 교회로 성장했다. 김해 에바다 농아교회, 마산 에바다 농아교회, 울산 에바다 농아교회, 양산 에바다 농아교회, 통영 에바다 농아교회의 창립을 돕고 후원해온 모 교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교회는 50년간 자체 건물 없는 서러움을 겪었다. 지금도 상가3층을 전세 내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이 모인다는 이유로 가는 곳마다 이웃 주민들의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 교회의 기도제목은 ‘우리도 반듯하고 아름다운 교회 건물을 가지자’이다. 지난 4월에는 부산 연산동 지하철역 부근에 430㎡정도의 부지를 마련했다. 이 터전 위에 세계농아인선교센터, 농아인신학교, 농아인복지센터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우복 목사는 “국내 청각장애인 35만여명 중 기독교인은 7000여명에 불과하다”면서 “선교 사각지대에 있는 청각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마음껏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이 우리나라 곳곳에 세워지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글·사진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