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극장가, 할리우드 뛸 때 충무로는 날았다

입력 2010-09-24 17:46


무적자 46만명·‘시라노;연애조작단’ 44만명

레지던트 이블4 관객은 33만명 뿐


한국영화 ‘무적자’와 ‘시라노;연애조작단’ 등 추석 대목에 맞춰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 ‘레지던트 이블 4-끝나지 않은 전쟁’ 등 외화를 제치고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연휴 기간인 21∼23일 사흘간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주진모·송승헌 주연의 ‘무적자’.

홍콩 영화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한 작품인 ‘무적자’는 46만9183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관객 94만1320명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은 건 엄태웅·이민정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시라노;연애조작단’. 연휴 기간 44만8717명이 관람해 누적관객 91만4968명이 됐다. 이 외에도 33만여명을 동원한 설경구·이정진 주연의 ‘해결사’, 20만여명의 관객이 찾은 장진 감독의 코미디 ‘퀴즈왕’이 순항중이다.

이 같은 흥행 성과는 할리우드 기대작 ‘레지던트 이블4’, ‘슈퍼배드’ 등을 따돌린 가운데 기록한 것이다. 상반기 ‘의형제’의 성공 이후 뚜렷한 대박을 내지 못하며 주춤하던 충무로 작품들의 약진인 셈. 밀라 요보비치가 주연한 액션 영화 ‘레지던트 이블4’는 같은 기간 33만2737명이 관람해 연휴 기간 관객 동원 순위 3위를 기록했다.

해마다 명절 연휴에는 대목을 노린 기대작들이 개봉하기 마련. 특히 올해는 ‘무적자’, ‘그랑프리’, ‘시라노…’, ‘퀴즈왕’, ‘해결사’ 등 스타 감독과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작품들이 맞대결해 관심을 모았다. 한동안 극장가에서 사라졌던 코미디와 로맨틱코미디, 가족 영화 등 다양한 종류의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영화계 관계자는 “한동안 지속됐던 영화계의 장르 편중 현상이 연휴를 계기로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영화들의 선전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줄리아 로버츠의 복귀작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대부2’, 아만다 세이프리드가 출연한 ‘레터스 투 줄리엣’ 등 화제를 모은 외화들이 올 가을 속속 개봉하기 때문. 연휴 기간 동안 관객들이 낸 입소문이 뒷심을 발휘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지 주목된다.

한편 8월 개봉한 원빈 주연의 액션 영화 ‘아저씨’는 누적관객 590만명을 넘어 600만 관객 돌파 고지를 눈앞에 뒀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