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끝났는데…” 뒤숭숭한 금융가
입력 2010-09-23 18:16
신한- 檢수사·국민- 국감 대기… 우리금융은 민영화 고심
은행권 최고경영자들은 이번 추석 연휴를 즐기지 못했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풀기 쉽지 않은 숙제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내분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물론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풍에 시달렸던 KB금융지주는 각각 검찰 수사, 국회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심란하다. 우리금융지주는 턱밑까지 차오른 민영화 문제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신상훈 사장이 조만간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신 사장 등 피고소인 7명의 소환 일정을 조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한금융은 신 사장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반격을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 신 사장은 지난해 50억원 차명계좌 조성 의혹으로 검찰 내사를 받은 라응찬 회장이 변호사 선임 등에 이희건 명예회장의 경영 자문료를 사용했다는 주장을 제기했었다. 라 회장 측은 개인 비용으로 변호사를 선임했고, 신 사장이 자문료로 다른 변호사를 선임한 사실은 몰랐다고 반박하고 있다.
일부 재일교포 주주가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상대로 해임 청구 소송을 제기해 그룹 전체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3인방 동반퇴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기 경영진 하마평까지 등장할 정도다.
KB금융은 다시 ‘외풍’을 걱정하는 처지다. 다음달 4일 시작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KB금융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는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한 전 KB한마음 대표 김종익씨와 김씨에게 지분 양도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제기된 KB금융 계열사 사장 등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KB금융의 인사 문제를 놓고 어윤대 회장과 강정원 전 행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우리금융은 민영화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인수당하느냐 경영권을 지키느냐는 싸움에 돌입했다. 우리금융 측은 정부가 보유한 지분(56.97%)을 잘게 쪼개 매각하는 과점 주주 체제의 민영화를 원하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은 인수·합병(M&A)에 사활을 걸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금융 M&A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