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지지율, 공화당 따라잡았다… 최근 갤럽 조사서 1%P 역전

입력 2010-09-23 18:14


미국 중간선거(11월 2일)를 40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율이 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내내 언론사나 전문 기관들의 여론조사 결과는 대부분의 경우 공화당이 민주당을 10% 안팎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고정적인 지지율 추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지지율 조사 결과는 양당의 차이가 오차 범위 안에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 투표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46%가 민주당, 45%가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13∼19일 등록유권자 292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서 ±2% 포인트’이기 때문에 1% 포인트 차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의미 없는 차이다. 하지만 그동안 공화당이 꾸준히 10% 안팎으로 민주당을 눌러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의미 있는 지지율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더딘 경기회복과 높은 실업률 등 국민들의 경제 불만은 민주당의 발목을 잡아왔다.

양당 지지율의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한 것은 이달 초부터다. 폭스 뉴스가 지난 1∼2일 똑같은 질문을 던진 결과, 공화당 후보 46% 민주당 후보 37%로 조사됐다. 차이가 9% 포인트였다. 하지만 지난 7일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NBC 방송의 전화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도가 43%로 똑같이 나왔다. 인터넷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조지워싱턴대학의 조사(7∼9일)도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43%씩으로 똑같았다.

8월 말까지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10% 안팎이었다. 워싱턴 포스트(WP)와 ABC 방송의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는 53%가 공화당 후보를, 40%가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것이었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변하게 된 이유는 중간선거 후보들을 뽑는 예비경선에서 공화당의 내홍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언론들은 공화당 주류 후보들과 강경보수주의 노선을 걷는 티파티 후보들 간의 대격전을 내전(內戰)이라고 표현했다. 그럴 정도로 보수 진영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일부 선거전문가는 티파티 후보들이 본선(중간선거)에 나서면 예상보다 표를 많이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달 들어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정치 분석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42∼45%)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이 민주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반적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더 적극적인 투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제 불만이 점점 커지면서 오바마 정권을 중간평가하려는 유권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