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의혹’ 한화 김승연 회장 귀국… 뭉칫돈 진실은

입력 2010-09-23 20:13

비자금 조성 의혹에 휩싸인 한화그룹 김승연(사진) 회장이 중국에서 귀국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23일 “김 회장이 22일 저녁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회사 측근들과 이번 사태에 관한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난 13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개최된 하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가 업무가 많다는 이유로 귀국 예정날짜인 17일을 넘겨 체류 기간을 연장해 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50여개 차명계좌로 조성된 수백억원대 자금의 용처 등을 밝혀내기 위해 명의를 빌려준 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을 조만간 소환조사한 뒤 추후 김 회장도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의혹을 최대한 빨리 규명한다는 방침이어서 김 회장 귀국과 함께 수사 역시 한층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김 회장 측근들이 10∼20년 동안 계좌를 관리한 점 등을 볼 때 김 회장 측이 그룹 이권을 위한 정관계 로비용으로 자금을 활용했을 개연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검찰수사에서 한화는 2002년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수십억원으로 정관계 로비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었다.

하지만 한화그룹 측은 이 돈이 고(故) 김종희 선대 회장이 김 회장에게 물려준 개인 재산인 만큼 횡령이나 불법로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확인했다는 차명계좌도 그룹 측이 지난 13∼14일 검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이라며 불법비자금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문제의 돈은 회사돈 횡령으로 조성된 자금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