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오가는 길 ‘대란’ 없었다… 긴 연휴에 교통분산 평소 주말수준

입력 2010-09-23 18:16


올해 추석은 징검다리 황금연휴 덕에 고향을 찾는 사람이 늘었지만 교통 혼잡은 예년보다 덜했다. 고향 가는 날이 분산됐고, 귀성객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실시간 교통량을 체크하면서 막힌 길을 피해갔다. 성묘객이 몰렸던 추석 당일(22일)만 피했으면 큰 불편 없이 고향에 다녀올 수 있었다.

23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동안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1857만대(추정)로 지난해 1797만대보다 60만대가량 증가했다.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일평균 고속도로 이용 차량 역시 368만대로 지난해(359만대)에 비해 19만대가량 늘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차량 흐름은 수월했다. 지난 18일과 19일 서울∼부산 최장 소요시간은 각각 5시간30분, 4시간50분으로 주말 평균(5시간10분) 수준이었다. 추석 연휴 전날인 월요일에도 서울∼부산 최장 소요시간은 6시간30분에 불과했다. 지난 18∼20일 서울∼광주 최장 소요시간 역시 3시간30분∼5시간40분에 그쳤다.

회사원 안모(30)씨는 “지난 20일 서울 창동에서 구미까지 가는 데 평소 주말 수준인 4시간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중간 나들목에서 10∼20분 정체가 있었던 것을 빼면 부담 없는 고향길이었다”고 말했다.

추석인 22일 서울로 들어선 귀경 차량은 38만대로 지난해 추석 당일(37만대)과 비슷했다. 그러나 성묘객과 친지 방문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구간에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실제 추석 당일 고속도로 통행량은 450만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부산 최장 소요시간도 9시간50분(22일 기준)으로 지난해 8시간40분에 비해 1시간10분가량 늘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린 데다 추석 당일 성묘객 등이 한꺼번에 이동해 정체가 심했다”며 “그러나 전체 연휴기간 고속도로 상황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24일 귀경길에 오르는 차량은 지난해에 비해 3만대 증가한 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올 추석 편안한 ‘귀성 도우미’로 활약했다. 도로공사 홈페이지와 실시간 교통정보 사이트인 ‘로드플러스’ 접속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최대 300% 증가했다. 특히 귀성·귀경길 교통정보를 담은 스마트폰용 홈페이지에는 추석 연휴 평균 10만건이 넘는 접속을 보였다.

회사원 최석원(33)씨는 “스마트폰으로 노선별 정체 상황과 구간별 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덕에 우회도로를 이용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승연(25)씨는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내내 트위터에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올렸다”며 “화상통화로 가족과 대화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 귀경·귀성길이 지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연휴가 비교적 길어 정체가 심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에 전체 교통량은 늘었지만 차량이 분산돼 큰 정체는 없었다”며 “임시 갓길차로제를 확대 시행하고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북여주 구간 등 9개 구간을 신설하거나 넓힌 것도 교통체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웅빈 김수현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