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잠긴 한가위] 서울시, 시간당 95㎜ 호우 견디게 하수시설 용량 확대

입력 2010-09-23 20:06

서울시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하수관과 빗물펌프시설 설계를 10년 빈도에서 30년 빈도의 강수량에 맞춰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수방시설은 대부분 10년 빈도(시간당 최대 75㎜) 강우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이보다 많은 비가 내리면 침수 피해가 재발하기 때문이다.

시가 23일 발표한 중장기 수방대책에 따르면 하수 시설 용량이 시간당 최대 95㎜의 집중호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개선된다. 하수관거와 펌프시설을 확대해 집중호우가 내리더라도 효과적으로 빗물을 배수, 침수 피해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시는 총 하수도 시설 1만287㎞ 가운데 통수단면 확대가 필요한 618㎞ 구간을 정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800억원을 들여 단계적으로 저지대 침수지역에 대한 하수관거 확충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시는 중장기적으로 빗물 펌프장 111곳을 증설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40곳은 강서구와 양천구 등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저지대 지역에 집중 배치된다. 이 경우 배수시설 용량은 분당 5만6000㎥에서 6만7000㎥로 늘어나게 돼 빗물이 제때 빠지지 않아 하수도가 역류하는 상황이 줄어들 전망이다.

시는 또 폭우 시 일시적으로 빗물을 가둘 수 있는 지하 저류조를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2014년까지 양천구 가로공원길과 중랑구 망우동 등 모두 17곳에 18만3000㎥ 규모의 빗물 저류조가 설치된다.

분지형 지역이어서 상습 침수 피해를 입은 양천구 신월 1·2·4·5동과 신정 4동, 강서구 화곡동 등 4만6480가구가 수해 불안을 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하 저류조는 평상시에는 주차장 공간으로 활용된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