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루마니아서 밀 500t 첫 수확

입력 2010-09-23 18:08

‘해운회사가 농사를?’

한진해운 루마니아 현지법인은 지난 19일 밀가루 15t을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파키스탄 이재민들을 위해 카라치항으로 보냈다. 한진해운 측은 “이번에 지원되는 밀가루는 루마니아 법인이 직접 재배한 밀을 제분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해운사가 해외에서 농작물을 재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마니아 법인은 최근 500t가량의 밀을 수확했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 약 30개 분량이다.

한진해운은 2007년 사업다각화를 고민하다 해외 영농사업을 대안으로 정했다. 일부 외국 해운사들처럼 유럽 등의 땅을 사서 농사를 짓는다면 화물을 내려놓고 돌아오는 빈 컨테이너에 작물을 채울 수 있고, 이를 팔아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한진해운은 이후 비용과 지리적 입지 등을 고려해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 인근 지역에서 농지를 매입했다. 루마니아 농장 규모는 129ha(약 39만평)에 달한다.

한진해운은 또한 재배한 밀 중 일부를 11월 쯤 한국으로 실어올 계획이다. 이를 국내 구호단체에 나눠주고, 빵도 만들어 임직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이번 밀 수확을 계기로 향후 자체 화물 확보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