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0·3 전당대회 후반 판세… 양자대결로 가나
입력 2010-09-23 17:59
민주당 10·3 전당대회 후반 판세가 손학규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한 양자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3일 빅3(정세균·손학규·정동영) 각 캠프는 현재 구도를 ‘손학규 대 정세균’ 또는 ‘손학규 대 정동영’이라고 분석했다.
◇孫-丁이냐, 孫-鄭이냐=빅3 중 손 고문 측이 가장 고무돼 있다. 대의원들의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시·도당 위원장 경선 결과와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가장 우위에 있다는 자평이다. 지난 18일까지 진행된 시·도당 위원장 경선 결과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13곳 중 절반가량이 손 고문에게 우호적인 인사가 당선됐다. 또 남은 지역 경선 후보자 모두 손 고문에게 우호 또는 중립적인 인사라는 설명이다. 정동영 상임고문 측은 “여론조사상 상승세”라며 ‘손학규 대 정동영’ 구도라고 주장했다. 선거운동 기간 강조한 ‘담대한 진보’나 ‘부유세 도입’ 메시지가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 고문 측 조직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현장 목소리도 있다.
정세균 전 대표 측 역시 현재 구도를 ‘손학규 대 정세균’이라고 규정한 뒤 “손 전 대표의 상승세를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 측은 “손 전 대표나 정 고문이 앞서는 여론조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자신들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2년 동안 대표로서 조직을 다졌고, 재임기간에 대한 대의원들의 우호적인 평가가 나올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빅3 모두 2강에 손 고문을 꼽고 있지만, 손 고문 측의 조직세가 약하기 때문에 ‘막판으로 갈수록 힘이 달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탈락자는 누구?=전대 규정에 따라 여성몫으로 지도부 진출이 확정된 조배숙 의원이 커트라인 6위 안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나머지 남성 후보 7명 중 한 명만 떨어지게 된다.
8명의 후보 중 탈락하게 될 후보는 후보 간 합종연횡 결과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많다. 1인2표제이기 때문에 빅3 각 계파의 ‘오더(Order·지시 투표)’가 가능하다는 발상이다.
일단 박주선 의원은 ‘다크 호스’로 분류된다. 호남지역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빅3를 제치고 3위까지 넘볼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인영 전 의원, 천정배 최재성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비슷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의원의 경우 조직기반은 취약하지만 빅3 진영에서 배제 투표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후보로 분류된다. 천 의원은 쇄신연대 활동을 함께 한 정 고문과 연대 가능성이 있다. 최 의원은 486 후보 단일화 불복이라는 멍에를 썼지만, 정 전 대표의 도움을 받아 지도부에 입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처음 도입된 당원 여론조사 30%의 향배가 전체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대의원 투표 70%는 각 계파의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당원 여론조사 성향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