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각갈등’] 美와 해빙속 ‘환율싸움’

입력 2010-09-23 20:43


화해무드를 조성해가던 중국과 미국 관계가 환율 및 남중국해 문제로 또다시 암초에 부닥쳤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는 22일 중국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기 위해 발의된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 표결을 오는 24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위안화 저평가 정책을 수출보조금으로 간주, 중국 제품에 대한 상계관세 등을 상무부가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현명하지 못하고 근시안적인 처사”라고 비난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22일 “위안화 환율을 급속하게 절상할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 “미·중 간 무역 불균형은 환율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2005년 환율개혁 이후 최근 처음으로 6.69위안대로까지 하락하는 등 지난 6월 19일 관리변동환율제 복귀 선언 이후 1.8718% 절상됐지만 미국은 더 큰 폭의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0일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의 무역보호법들을 ‘더 효과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중국해 문제도 다시 갈등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 대변인은 지난 21일 “남중국해와 무관한 국가가 끼어들어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들이 24일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왔다.

미·중 관계는 올 초부터 남중국해 분쟁, 천안함 사건과 이에 따른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으나 최근 적극적인 관계개선 노력으로 화해국면으로 진입했다. 원 총리는 22일 미국 재계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 간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23일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한다. 내년 초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또 마이클 쉬퍼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다음 주 중국을 방문, 양국 간 군사대화 재개도 협의할 예정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