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대표자회 9월28일 연다”… RFA “김정일 건강이상 탓 늦춰”
입력 2010-09-23 20:43
북한 조선노동당대표자회 준비위는 당초 9월 상순으로 예고했던 제3차 당대표자회를 오는 28일 평양에서 개최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준비위는 “조선노동당 인민군대표회, 도(정치국)대표회에서는 김정일 동지를 대표자회 대표로 높이 추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 국제기구 등에 연기 사실을 전하며 배경으로 수해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때문에 당대표자회가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평북 당 고위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은 중국 방문(8월 26일∼30일) 당시였으며 동행한 북한 의료진과 중국 의료진도 빨리 귀국해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며 “현기증이 심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데다 5분 정도씩 깜빡 잠들었다가 깨는 현상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반복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회의장에서 졸거나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일 수 없기 때문에 회의를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도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 8일 새벽 호흡곤란을 일으켜 긴급처치를 받았다”며 “원인은 뇌졸중 예방약 부작용으로 보이고, 의료진은 앞으로 석 달이 고비라며 최소 보름간의 휴식과 과도한 업무를 중단하라는 처방을 내렸다”고 전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대표자회 연기는 수해 때문이 아니라 최근 북한 내부의 고급정보 유출자에 대한 색출작업 때문”이라며 “김정일이 엄청나게 분노해 색출을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연기된 것”이라고 밝혔다.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