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시련은 있어도 2등은 없다”

입력 2010-09-23 18:21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한 SK는 이전과 달리 올시즌 유독 위기가 많았다. 유달리 연패와 선수들의 부상 등 악재가 많은 한 해였다. 하지만 SK는 끈끈한 조직력과 김성근 감독 특유의 용병술로 이를 돌파하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SK는 올해 연승 행진만큼 자주 연패에 빠져들어 시즌 막판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SK는 올해 3연패 2차례, 4연패 2차례, 6연패 1차례 등 5번이나 3경기 이상 연패를 당했다. 무승부까지 패배로 계산한다면 3연패 이상 당한 것이 8번이나 된다. 반면 2위 삼성은 4차례 3연패 이상을 당했고, 3위 두산이 무승부를 패로 계산하더라도 3연패와 4연패를 각각 3차례씩 밖에 겪지 않았다.

또 시즌 내내 SK가 자랑하던 막강 ‘벌떼 불펜’과 선발진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채병용, 윤길현의 입대와 정대현, 전병두의 부상으로 시즌을 시작한 SK는 설상가상으로 시즌 초 에이스 김광현의 팔꿈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시즌 중반 이후에는 외국인 투수 게리 글로버(34)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고, 혹사 논란 속에 불펜과 마무리의 핵심인 정우람, 이승호마저 난조를 보였다. 타선에서도 박정권 등 핵심 선수의 부상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김 감독은 올해 두 차례나 수석코치와 2군 감독 자리를 맞바꾸면서 팀이 흔들리는 기색을 보일 때마다 분위기를 다잡아 재도약의 기틀을 잡았다. 또 5월에는 에이스 김광현을 전격적으로 2군에 내려 보내는 등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긴장감을 불어넣어 선수들이 SK 특유의 끈질긴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 운영 면에서도 마무리 투수 이승호를 선발로 돌리고, 선발로 뛰던 송은범을 마무리로 돌렸다.

이에 부응하듯 선수들도 신·구의 조화를 이루며 위기를 돌파했다. 최정은 올 시즌 처음으로 20홈런을 달성하면서 파괴력이 한 층 높아졌고, 외야수 김강민도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광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되는 영광을 누렸다. 안방마님 박경완은 올해 고질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21일까지 무려 106경기에 출전하며 든든하게 투수진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위기 때마다 잘해줬다”면서 “조직의 힘으로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