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티파티’식 극우 보수 정치운동 지구촌 확산
입력 2010-09-19 21:43
대중이 다시 정치 중심에 등장하고 있다. “세금을 못 내겠다” “불법 이민자들을 쫓아내라” 등 대중의 성난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이들은 보수적인 주장으로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힘을 키워가고 있다고 포린폴리시(FP)가 19일 보도했다.
◇‘티파티’ 뒤쫓는 유럽=유럽에선 미국식 티파티 운동을 직접 따르는 포퓰리즘적 대중정치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유럽연합(EU) 관련 세금에 반대하고 무슬림에 공격적이다.
노르웨이 전진당(Progress Party)은 티파티에서까지 모범 사례로 거론될 정도다. 10년 전 대중정치운동으로 시작해 2005년 일약 제1 야당이 됐다. 지난해 총선에선 의석을 더 늘렸다. 연간 이민자 수를 1000명으로 줄이고, 모든 이민자에게 에이즈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U의회 의원인 게르트 빌더스가 설립한 네덜란드 자유당 역시 대중정치조직에서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6월 총선에서 자유당이 제3당으로 부상하면서 의회의 캐스팅보트를 쥔 것. “네덜란드인의 세금은 네덜란드에서 써야지, 프랑스와 폴란드 농부를 돕는 데 써선 안 된다”는 빌더스의 주장이 먹힌 덕분이었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터키를 EU에서 쫓아내고, 궁극적으론 EU 해체가 목표다.
영국 런던에서 지난 2월 수백명의 보수적 사회운동가들이 모여 ‘영국 티파티(British Tea Party)’를 결성했다. 티파티 명칭은 바로 영국의 조세에 저항해 독립을 주장한 보스턴 티파티 운동에서 유래한 것이어서 아이로니컬하다. 영국 티파티는 EU 관련 세금에 반대하고 있다.
◇진통 겪는 아시아=아시아에선 중산층 성장, 민주주의 확산을 기반으로 보수적인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본에선 극우 정치운동이 인터넷과 만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마코토 사쿠라이(가명)라는 38세 네티즌이 시작한 ‘재일 조선인의 특권에 반대하는 모임(자이토쿠카이)’은 회원을 1만명 이상 모았다. 마코토는 미국 티파티의 동영상을 보고 자이토쿠카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내부에선 내년부터 도입되는 재산세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부동산 개발로 중국 16번째 부자가 된 왕잔린을 선두로 중국 최고 부자인 종칭후 항저우하하그룹 회장 등이 재산세에 반대하는 중심인물이다. 이들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의원으로 대부분 2002년 장쩌민 당시 국가주석이 자본가와 기업가의 입당을 허용해 당원이 됐다.
태국에선 쿠데타 4주년인 19일, 탁신 치나왓 전 총리의 복귀를 요구하는 레드셔츠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탁신의 부패를 눈감는 대신 당시의 경제 성장을 그리워하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