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대권후보 경쟁 ‘시동’
입력 2010-09-19 21:43
미국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지난주 11월 중간선거 후보들이 확정되자마자 당내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17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공화당이 주최하는 선거자금 모금행사 ‘레이건 디너’에 참석, “공화당은 단합해야만 한다”며 대선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당 지도부와 엘리트들로부터 정치 전략이 내려오기만을 마냥 기다릴 순 없다”고 당의 변혁을 촉구했다.
아이오와주는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가 2012년에 가장 먼저 시작된다. 페일린이 처음으로 이곳을 찾은 건 대선을 의식한 정치적 행보다. 그는 이번 예비경선에서 보수적 유권자단체 ‘티파티’가 지지하는 후보들을 집중 지원해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그가 지원한 티파티 후보 32명 중 21명이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티파티 후보뿐 아니라 지난 대선 때 자신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해준 존 매케인 상원의원 지원 등 일부 당내 주류 인물들의 후보 당선을 도왔다.
당내 강력한 대선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가치문제를 중시하는 유권자회의’에서 연설했다. 그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단임으로 끝나야 할 이유들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대선 출마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2008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공화당 내 티파티 같은 극단적 보수세력들에 “당을 위험에 빠뜨릴 세력들”이라고 공격했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엔 그들의 정책에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로는 마이크 펜스 하원의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조지 파타키 전 뉴욕 주지사, 헤일리 바버 미시시피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보수적 유권자단체인 가족연구회가 18일 개최한 행사에서 723명이 참여한 차기 대선후보 인기투표 결과 펜스 의원이 24%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허커비(22%) 롬니(13%) 깅리치(10%) 순으로 나타났다. 페일린은 7% 지지율로 5위를 기록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