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립대, 입학사정관제 특목고 우대
입력 2010-09-19 22:07
2010학년도 대입시 입학사정관제 입시에서 수도권 소재 일부 사립대학들이 내신 반영 비율을 크게 줄여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이 19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제출받은 입학사정관제 시행 대학 47곳의 2010학년도 합격생 내신 등급에 따르면 자료 제출을 거부한 연세대 포스텍 한국외대를 제외한 44개 학교의 올해 입학사정관제 합격생 내신 등급 평균은 3.35등급으로 조사됐다. 2009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생 내신 등급 평균 3.23등급보다 0.12등급 하락한 수치다. 올해는 2009학년도보다 내신 등급이 좋지 않아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학에 합격했다는 의미로, 내신 영향력이 그만큼 축소된 셈이다.
올해 입학사정관제 입시에서 합격생의 내신 등급 평균이 가장 높은 학교는 서울대로 1.61등급을 기록했다. 서울대는 2009학년도(1.94등급)보다 올해 내신 등급 평균이 높아져 입학사정관제에서 내신 반영 비율을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 1점대 내신 등급 평균을 기록한 학교는 울산과기대(1.80) 인하대(1.93) 광주교대(1.97) 등 3곳뿐이었다.
반면 주요 사립대의 내신 등급 평균은 비교적 낮아 내신 영향력도 감소했다. 성균관대의 입학사정관제 합격생 내신 등급 평균은 3.92등급을 기록했고, 고려대도 3.25등급이었다. 이화여대(2.75) 경희대(2.79) 한양대(2.66) 중앙대(2.01) 등의 내신 등급 평균도 비교적 낮았다. 특히 고려대 홍익대 경희대 등은 올해 입학사정관제 합격생의 내신 등급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2009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 합격생 내신 등급 평균이 1.98등급이던 홍익대는 올해 평균이 3.74등급으로 내신 등급이 1.76등급이나 떨어졌고, 고려대도 같은 기간 2.46등급에서 3.25등급으로 하락했다.
일부 대학의 특목고 내신 우대도 드러났다. 카이스트의 경우 올해 입학사정관제 합격생 중 일반고 학생 126명의 내신 등급 평균은 1.65등급이었다. 그러나 외고 출신 51명의 내신 등급 평균은 3.63등급이었고, 자사고(25명)와 과학고(428명) 출신의 내신 등급 평균도 각각 4.02등급과 4.71등급에 그쳤다.
김 의원은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주요 목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창의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라며 “내신 영향력을 지나치게 높여도 안 되지만 특정 학교 출신만 우대하면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