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의회 없이 기초단체장만 주민 직선으로 선출… ‘제주형 기초단체’ 2014년 도입 추진

입력 2010-09-19 17:39

제주도가 기초자치단체 재도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제주도는 이달 말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자문단 구성을 모두 마무리 짓고 기본적인 추진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이어 ‘제주특별자치도 기초자치단체 도입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우근민 지사는 이와 관련 지난 17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장을 2014년 주민들이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앙예산 절충에서도 기초자치단체장이 있어야 예산확보가 쉽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또 “특별자치도 출범 후 일선 주민들의 목소리가 행정에 전달되는 한계를 갖고 있고 광역행정의 효율성도 도정의 권한 집중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풀뿌리 자치 행정으로 얻을 수 있는 행정의 창의성이 사라지고 있어 기초자치단체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지사는 도입 방식도 피력했다. 그는 “제주특별법 15조를 개정해 ‘지방자치법 규정에도 불구, 주민 편의를 위해 주민 선출에 의한 지방자치단체를 둘 수 있다’는 조항을 두면 된다”며 “이와 함께 제주도의회 지역 상임위원회가 기초의회 역할을 대신하고 우도면과 추자면에 도의원 1명씩을 선출할 수 있는 개정안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구상하는 제주형 기초단체는 시·군의회는 없이 기초단체장만 주민직선으로 선출하는 형태다. 이를 위한 추진위원회는 2003년 만들어졌던 행정계층구조 개편 위원회와 유사한 형태로 구성될 예정이며 위원은 각 분야별로 추천을 받아 30명 내외로 구성된다.추진위원회는 추진계획과 도민의견 수렴방법, 법률적 검토 내용 등을 토대로 제주형 기초지자체 모형과 주민투표 실시 방안, 제주특별법 개정에 따른 중앙정부 및 정치권 설득 방안 등에 대해 늦어도 2013년까지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초지자체 모형에 대한 의견 수렴과정이나 주민투표, 도의회 동의과정 등에서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당장 기초의회 없는 기초단체장 직선은 위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폐지했던 기초단체를 4년 만에 다시 되살린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면서 “주민자치 강화와 분권 차원에서 도민의견이 집약된 모형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