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은 엔高 덕에 경쟁력 키워가는데…” 샤프전자 사장, 日정부 환율정책 맹비난

입력 2010-09-19 17:25

일본의 가타야마 미키오(片山幹雄) 샤프전자 사장이 엔고(高) 현상으로 한국 업체들과 불공정한 경쟁에 처하게 됐다며 일본 정부의 환율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일본 외환당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을 겨냥해 지속적인 개입을 주문한 것으로 한·일 양국 간 환율을 둘러싼 통상 분쟁으로 비화될지 주목된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가타야마 사장은 지난 17일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쟁업체(한국기업)는 정부 보조금이 넘쳐나는 데 비해 우리는 엔 강세 및 높은 세금과 싸우는 형국”이라며 “이는 불공정한 경쟁으로 마치 팔과 다리에 아령을 매달고 다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6년 만에 통화시장에 개입했지만 샤프전자를 한국의 경쟁업체들에 비해 크게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한 것은 달러·엔 환율보다는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 약세에 있다고 덧붙였다.

가타야마 사장은 “한국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더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다가올 추수감사절∼성탄절 미국의 쇼핑시즌 동안 우리의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샤프전자는 삼성 LG 등 한국 전자업체들과 LCD TV, 태블릿 PC 분야에서 미국 유럽 등 국제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같은 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 인천연수원에서 열린 기자단 워크숍에서 지난 15일 일본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 “일본 혼자서는 (엔화강세 저지가) 안 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의 정책적 공조가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