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대표이사로 모신 김명규 집사의 선교의 삶

입력 2010-09-19 17:02


[미션라이프]식자재 납품업체를 경영하는 김명규(51) 집사의 명함에는 ‘대표이사 하나님’이란 내용이 적혀 있다. 그 밑에 자신의 이름이 있다. 비록 작은 사업체이지만 하나님을 대표로 모시며 그 분이 바라는 것을 행하겠다는 믿음의 표현이다.

그는 경기도 광주에서 서울 도곡동 나들목교회(박원영 목사)로 매일 새벽기도를 다닌다. 탑차를 끌고 다니는데, 왕복 60㎞에 기름값만 매일 2만원이 든다. 매일 1만원씩 감사헌금도 빼놓지 않는다. 새벽기도 참석은 그가 하루를 온전히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헌신의 표시다. 모름지기 하나님을 대표로 모시는 사람은 반드시 그 ‘대표님’을 아침 일찍 만나 그 분의 지시를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22년 전, 서울 가락동 노점에서 대파를 팔 때만 해도 김 집사는 교회 출석만 하는 형식적인 신앙인이었다. 하지만 22년 전 아내가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본격적으로 새벽기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혹시 교회를 나가면 기도 중에서라도 죽은 아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에서다. 비록 아내는 보지 못했지만 진정한 신앙을 만나게 됐다.

학력이라야 초등학교 중퇴가 전부인 그가 의지할 것이라곤 하나님밖에 없었다. 야채가게는 문을 닫을 만큼 어려웠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기도를 하고 감사헌금을 드렸다. 몇 번의 문 닫을 위기를 넘기면서 가게는 기적처럼 이어졌다. 나중엔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관계자 요청으로 구매팀장을 맡기도 했다. 주위에서는 ‘초등학교 중퇴자는 안된다’며 만류했지만 평소 김 집사의 정직함과 성실함을 눈여겨봐왔던 그 관계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중엔 그의 중매로 가락동에서 야채 도매업을 하는 김미영 집사를 만나 재혼도 하게 됐다.

김 집사 부부는 선교적 삶을 살고 있다. 하나님이 헌신의 마음을 주시면 머뭇거리지 않는다. 김 집사가 나들목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것은 약 2년 전, 극동방송을 통해서다. NGO 해피나우 사무총장인 박원영 목사의 북한 발전기 보내기 운동에 대한 간증을 듣고 당장 교회를 찾아 발전기 헌금으로 60달러를 내놨다. 아예 교회도 옮겼다.

수년 전엔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 짓는 교회 3채 비용(1500만원)을 헌금한 적도 있다. 김 집사는 지금도 생활비는 부인의 수익금으로 충당하는 대신 자신의 수입은 전액 선교비로 쓰고 있다. 심지어 신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학비도 일체 지원하는 법이 없다. 유명 식당 등에서도 식자재를 납품해 달라는 요청이 오지만 ‘오직 하나님께만 식자재를 바치겠다’는 믿음으로 교회만 상대해오고 있다. 현재 충현교회, 광림교회, 남서울중앙교회, 순복음송파성전 등 4곳에 납품하고 있다. 김 집사는 “내 수익금은 모두 하나님의 것”이라며 하나님을 위해 선교하다가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