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엔 부모님 건강 살펴보세요”
입력 2010-09-19 16:54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다 보면 1년에 한두 번 명절 때 아니고서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예년보다 휴일이 3∼4일 늘어난 이번 추석에는 어디가 아프고 불편한지,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요통이나 관절통, 백내장 등은 부모님들이 나이 들면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 여겨 드러내지 않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들이다.
우선 노인성 요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척추관협착증이다. 얼마쯤 거리를 걷고 나면 다리가 저리고 조이는 느낌 때문에 불안해하는 노인들이 많다.
퇴행성 척추 관절염이 심해지면 척추 뼈가 커지고 인대도 두터워져 척추관이 좁아진다. 척추관은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다. 척추관협착증은 이 관이 노화로 인해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병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은 “처음에는 요통에 국한되지만 차츰 누워 있거나 앉아서 쉬면 괜찮다가도 움직이면 다리가 저리고 둔한 마비감을 느껴 오래 걸을 수 없게 된다”며 “심한 경우 발바닥까지 아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눈에서 빛을 통과시켜 물체의 원근을 조절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도 노인들에게 흔한 질환이다. 백내장은 65세 이상 노인의 약 44.4%가 갖고 있는 눈병이다.
초기에는 다소 침침하거나, 빛이 퍼져 보이거나, 햇빛에 눈이 많이 부시는 걸 느낄 수 있다. 점차 진행되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이며 시력이 떨어지게 된다. 심할 경우 거울을 통해 본인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눈의 동공 부분이 하얗게 변하게 된다. 그러나 부모님들이 불편하다고 직접 말하기 전까진 눈치 채기 어려우므로 적극적으로 증세를 여쭙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백내장은 초기엔 약물치료, 진행성은 인공수정체 치환술로 치료한다.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은 “만약 노안까지 겹쳤다면 레스토렌즈란 특수 인공수정체를 넣는 방법으로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도 있다”며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력이 감소하여 초점의 이동 능력이 줄어든 상태로, 가까운 게 잘 안 보이는 일종의 노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노인들에게 흔한 퇴행성 무릎 관절염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금방 확인이 가능하다. 부모님이 통증을 감추고 쉬쉬 해도 신체 변형이나 불편한 걸음걸이 등을 통해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특히 앉았다 일어날 때 책상이나 선반을 잡고 일어나거나 걸음걸이 이동속도가 느려졌을 때, 다리를 온전히 펴거나 구부리지 못할 때, 계단 걷기를 힘들어할 때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